NPV와 IRR, 투자의사결정방안
본문 바로가기

주식(Investor)

NPV와 IRR, 투자의사결정방안

NPV와 IRR, 투자의사결정방안

  기업에서 사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투자의사결정방법으로 NPV(net present value : 순현재가치) 방법과 IRR(internal rate of return : 내부목표수익률) 방법이 있다. 여기에서는 NPV 방법을 이용할 때 어려움과 IRR방법을 적용할 때 주의할 점을 얘기하고자 한다.

 

 

1. NPV와 투자의사결정

  NPV는 투자에서 창출되는 미래의 현금흐름을 적절한 할인율을 사용하여 현재가치로 계산한 후, 최초투자비를 뺀 금액을 의미한다. NPV 가 양(+)이면 투자가치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며, 반대로 이 금액이 음(-)이면 투자안을 기각한다. 이 때 NPV방법을 올바르게 사용하기위한 관건은 (1) 분자에 있는 미래현금흐름과 (2) 분모에 있는 할인율을 어떻게 평가하고 설정하느냐이다. 우선 미래현금흐름의 불확실성에 대해 알아야 한다.

 

  최고경영층과 이사회에 투자안을 제안하고 투자재원을 배정받기 위해서는 미래 현금흐름(또는 영업이익)에 대한 추정치를 제기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프로젝트에서 창출될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 현금흐름을 추정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경영환경변화에 따라 현금흐름 예상금액이 크게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화학사업을 추진하는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이 사업이 중국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허가가 필요한 것이라면 허가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만은 불확실성이 나타난다. 사업허가를 직접 받을 수는 있는지 아니면 중국측 파트너와 합작(JV : joint venture)을 해야만 받을 수 있는지에 따라 사업준비기간과 투자규모가 달라진다. 그리고 현지에서의 고용, 이사회와 경영층 구성 등의 지배구조, 세제, 원재료구매의 안정성 확보 등 사업추진과정에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될 개연성이 있다. 또한 공장설립과 생산과정에서의 품질관리 및 판매망구축에 당초 예상보다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할 수도 있다. 그리고 제품에 대한 수요와 판매가격도 투자안을 기획하는 시점에서는 예상하기가 쉽지 않다.

 

 

2. NPV와 현금흐름의 불확실성

  그렇다면 사업으로부터 창출되는 현금흐름과 투자금액 모두 불확실한 경우 이 정보를 어떻게 NPV 방법에 반영해야 할까? 미래현금흐름의 불확실성은 유입시점(timing)에 대한 불확실성과 유입금액(amount)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압축된다. 이 두 불확실성을 적절히 고려하기 위해서는 매 시점별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현금흐름의 분포를 예측해야 한다.

 

  예를 들면, 유입되는 현금흐름의 금액을 낙관적 경영상황, 중립적 상황, 그리고 비관적 상황으로 나누어 예측하고 각 경영상황이 발생하리라 예상되는 확률을 고려해야 한다. 만일 낙관적 상황일 확률이 20%이고 이 경우 유입되는 현금흐름이 200, 중립적 상황일 확률이 70% 이고, 현금흐름은 100, 마지막으로 비관적 상황일 확률이 10%이며 현금흐름은 50이라고 하자. 이때 미래 예상현금흐름의 기대값은 각 상황이 발생할 확률고 현금흐름을 곱한 후 이를 더한 값인 115(= 20% * 200 + 70% * 100 + 10% * 50)가 된다. 이 값이 NPV방법에서 분자로 사용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주의할 점은 분자에 사용하는 예상현금흐름을 이런 식으로 추정한다면, NPV 방법의 분모에 사용하는 할인율은 무위험자산수익률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현금흐름의 불확실성을 이미 분자에 반영하였기 때문에 현금흐름에는 불확실성을 반영하지 않는 것이다.

 

 

3. NPV와 할인율

  그러나 실무에서는 이런 식으로 미래현금흐름을 추정하는 경우는 드물다. 우선 각 경영상황의 발생확률을 예측하기가 어려울 뿐 아니라 경영상황별 예상 현금흐름유입금액도 예측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전문기관의 예측정보를 사용할 수 있으나 이 예측정보 역시 신뢰성과 정확성이 결여될 수 있다. 예측정보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을지라도, 비용이 많이 들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미래의 불확실성을 원천적으로 해소하기는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기업에서는 발생확률이 가장 높은 경영상황을 가정하고 그 상황에서 창출되는 현금흐름금액은 NPV 방법의 분자로 사용한다. 그 대신 현금흐름유입의 시점과 금액에 대한 불확실성을 NPV 방법의 분모에 있는 할인율을 상향 조정함으로써 간접적인 방법으로 위험을 고려한다. 위의 예에서, 중립적인 경영상황이 가장 발생가능성이 높으므로 NPV 방법의 분자에는 100의 현금흐름금액을 사용하고, 할인율은 위험을 반영한 할인율을 사용하는 것이다. ld 할인율(또는 기대수익률)에 대해 알아야 한다.

 

할인율 = 무위험자산수익률 + 체계적위험(β) * 시장위험프리미엄

 

  위험을 고려한 할인율은 무위험자산수익률에 위험프리미엄을 더하여 구한다. 여기서 무위험자산수익률은 대개 정부발행채권의 수익률로 대체한다. 사업에 투자한다는 것은 그 재원을 정부채권에 투자했더라면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을 포기하는 셈이므로 이 수익률을 보상받아야 한다는 것은 쉽게 이해가 된다.

 

  체계적위험(또는 베타)은 시장수익률의 변동에 비해 개별 투자사업 수익률의 변동성이 얼마나 높은가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그러나 개별사업의 수익률을 추정하기는 어려우므로, 이를 대신하여 회사 전체의 주식수익률을 사용하여 베타를 추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단계에서 이미 많은 비현실적인 가정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개별 사업을 추진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하기 위해 NPV 방법을 사용하고 있으나, 정작 회사 전체의 체계적위험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시장위험프리미엄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다. 우선 개별 투자사업에 대한 할인율을 결정함에 있어 시장위험을 어느 시장에 대한 위험으로 할 것인가 분명하지 않다. 종합주가지수와 같은 시장지수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편하기는 하지만 최선의 선택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또한 위험프리미엄의 수준을 결정하는 것도 매우 어렵다. 그나마 주식시장의 경우에는 경험적으로 실제 주식수익률이 정부채권 수익률에 비해 얼마나 높았는지 파악할 수 있으나, 특정 사업영역에서는 위험프리미엄 수준을 결정하는 것은 전혀 다른 어려움을 안고 있다.

 

  결국 실무에서는 NPV방법에 사용하는 할인율에 대해 일정한 가정을 하게 된다. 무위험자산수익률로는 국공채수익률을 사용하고, 사업의 체계적위험으로는 회사 전체의 주식수익률 베타를, 그리고 시장위험프리미엄은 주식시장에서 과거 경험으로 얻어진 위험프리미엄을 사용하게 된다. 이 방법을 자본자산가격결정모형(CAPM : capital asset pricing model)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CAPM 방법을 사용할 떄 기억해야 할 점이 있다. 이 방법에서 고려하는 위험은 체계적위험뿐이다. 개별 사업에서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비체계적위험은 고려대상이 아닌 것이다. 앞에 화학사업의 예에서 보듯이, 개별기업 및 개별사업과 관련된 위험이야말로 경영자가 관심을 갖는 위험요소임에도 불구하고 CAPM 방법에서는 이와 같은 다양한 위험의 영향을 직접 고려하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주주 입장에서는 개별기업이나 사업으로부터의 위험은 대체적인 투자수단에 분산 투자함으로써 그 위험을 분산시킬 수 있다는 가정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영자 입장에서는 주주의 시작에서 개발된 CAPM 방법을, 사용하지 않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사용하자니 위험에 대한 서로 다른 시각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가에 대한 숙제를 갖게 된다. 이와 같이 실무에서 자주 쓰이는 NPV 방법을 상세히 살펴보면 그 유용성뿐만 아니라 한계도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기업 임직원은 이 같은 문제점들을 어떻게 슬기롭게 해소하면서 투자의사결정을 하는 것일까? 그 대안으로 IRR 방법을 사용하는 기업들이 많다.

 

 

 

4. IRR과 투자의사결정

  IRR은 내부목표수익률로 해석할 수 있다. 원래 IRR은 투자로부터 예상되는 미래 현금흐름이 투자소요금액과 일치되는 할인율을 의미한다. 즉 NPV가 0인 경우의 할인율이다. 그런데 실무에서는 IRR 개념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IRR 방법에서는 투자로부터 기대되는 수익률이 이 내부목표수익률을 초과하는 경우에만 투자가 가능하다. 예를 들면, 최고경영층이 제시한 내부목표수익률이 15%인 경우, 사업추진을 기획하는 경영자는 투자의 예상수익률이 15%를 초과하지 않으면 투자재원을 요청할 수 없게 된다.

 

  사업기획을 책임지고 있는 임원진은 투자재원을 조달받기 위해 최고경영층과 이사회를 설득해야 한다. 많은 기업에서는 한정된 투자재원을 최적으로 배분하기 위해 다양한 명칭의 ‘투자재원배분위원회’를 운영한다. 이 위원회에서 각 사업책임자는 예상투자수익률에 대한 근거, 영업위험과 재무위험에 대한 관리방안, 인적자원 육성방안 등에 대해 상세한 정보를 제시함으로써 투자재원을 할당받게 된다. 이 단계를 거치면 이사회의 승인을 또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정보는 예상수익률에 대한 것이다. 예상수익률이 내부목표수익률에 미달하는 경우 사업책임자는 동료 임원진에게조차도 협조를 얻지 못할 수 있다.

 

  그렇다면 내부목표수익률은 어떻게 결정될까? 개념적으로는 NPV 방법에서 논의한 ‘할인율’에 대한 모든 것이 그대로 적용된다. 무위험자산수익률, 체계적위험 그리고 시장위험프리미엄에 대한 고려가 모두 수반되는 것이다. 그리고 투자재원 중 일부를 부채로 조달하고자 한다면 부채조달비용인 이자율과 자기자본비용을 자본구성비율로 가중평균한 가중평균자본비용 (WACC : weighted average cost of capital) 을 고려하기도 한다.

 

  그러나 부채조달비용을 제외하고는 실무적으로 이등 요인들을 측정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따라서 이들 요인들을 개별적으로 측정하기보다는 회사전체의 자본구성, 영업의 특성, 사업환경, 자산구조, 최고경영층의 위험에 대한 인식, 소유구조 등을 고려하여 ‘전략적’으로 내부목표수익률을 정하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단어가 ‘전략적’이라는 단어이다. 즉 명시적으로 위험수준에 대해 근거를 제시할 수는 없어도 최고경영층과 이사회는 내부목표수익률을 설정하고 이 목표수익률에 미달하는 수익을 내는 사업에는 투자재원을 지원하지 않겠다는 전략을 실행하게 된다.

 

  내부목표수익률을 전략적으로 설정하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보면, 기업에서는 흔히 신규사업의 특성을

(1) 기존사업과의 연관성이 높은가 아니면 새로운 사업형태인가,

(2) 국내사업인가 또는 해외사업인가,

(3) 투자재원을 회사가 전적으로 부담하는가 아니면 합작 (joins venture)의 형태로 분담할 것인가,

(4) 투자재원 중 부채는 얼마인가 등의 차원으로 분류한다.

  이 같은 특성에 따라 최고경영층은 위험에 대한 프리미엄수준을 달리 정하게 된다. 예를 들면, 국내에서 연관사업을 하는 경우의 내부 목표수익률이 12%라고 가정하자. 따라서 기존사업과는 다른 사업을 국내에서 하는 경우에는 2%의 위험프리미엄을 가산한 14%의 내부목표수익률을 제시하고, 만일 이 사업을 중국에서 하는 경우에는 다시 2%의 위험프리미엄을 가산한 16%의 내부 목표수익률을 사용할 수 있다. 물론 가산되는 위험프리미엄수준에 대해 객관적인 자료를 이용해 근거를 제시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최고경영층의 ‘전략적’ 판단이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IRR 방법을 사용하는 경우에도 잠재적인 한계도 있음을 기억하자. 사업추진을 기획하는 임원진이 예상수익률을 임의로 내부목표수익률보다 높게 제시함으로써 투자재원을 배정받고자 하는 유인이 있을 수 있다. 사업추진에 대한 고급 정보는 해당 책임 임원진이 갖고 있기 때문에, 이 임원진이 낙관적인 수치만 제시한다고 하여도 재무부서나 투자위원회의 경영진이 이를 견제하기가 어렵다. 그렇다면 이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하나의 대안은 ‘투자실명제’와 같은 장치를 도입하는 것이다. 신규투자로 인한 경영성과를 기존 사업부에 편입하는 대신 별도로 관리하는 체제를 갖춤으로써 사업을 추진한 경영진에게 그 공과가 명확히 귀속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물론 이 같은 명시적인 관리방안이 아니더라도 투자성과에 대한 임원진간의 평판이 오히려 더욱 강력한 견제역할을 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기업성장과 발전에 투자의사결정이 가장 중요한 활동이므로 보다 공식적인 체계를 활용하여 투자의사결정의 전 과정을 설계하고 차후의 투자활동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학습체계 (learning system)’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IRR 방법 사용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은 IRR 수준을 너무 높게 설정하여 투자가 적게 이루어질 가능성이다. 내부목표수익률을 높게 설정하면 수익성이 높지 않는 사업에 투자하는 것을 방지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반면, IRR이 높아지는 만큼 전략적으로 투자할 가치가 있는 사업에도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게 된다. 높은 내부목표수익률을 설정하고 이를 단기적인 시각으로 투자의사결정에 적용하는 경우 기업성장을 위한 장기적, 전략적 투자에 소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임직원의 성과평가지표 (KPI : key performance indicators) 에는 단기성과지표뿐 아니라 기업성장동력을 발굴할 수 있도록 전략적 투자를 장려하는 성과지표도 포함시켜야 한다. 많은 기업에서 사업부문의 임원들에게 전략적 투자를 독려하기 위해 KPI에 단기적인 수익성지표뿐 아니라 투자집행건수 등 장기투자지표를 사용함으로써 IRR 방법이 갖는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전략이다.